사막별 Ⓒ1889 4 약속해. 그렇게 읊조리는 건 부탁이 아닌 협박이었다. 진은 굳은 채로 숨을 내쉬었다. “약속할게요.” 그 말에 디멘이 진의 뒤로 돌아섰다. 그리고 칼등으로 툭 등을 민다. “돌아가서 평소와 같이 지내면 되는 거야. 진. 적어도 내가 내리기 전까진.” 보석을 주머니 속에 넣은 진이 대꾸 없이 화장실 문을 열었다. 디멘은 칼을...
사막별 Ⓒ1889 3 “승무원님.” 단아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. 줄곧 통로 입구에 서 있던 여인이 레이스 장갑을 낀 손을 들고 상황을 제지했다. “이제 괜찮아요. 한 명씩 이런 식으로 조사하고 싶진 않아요. 제 목걸이의 보석은 상당히 큰데 그걸 입에 넣고 있을 리도 없고요.” “괜찮으시겠습니까?” 여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...
사막별 Ⓒ1889 2 “뉴페이스? 어디까지 가는 길이야?” “유진이요.” “중앙구역까지 가서 뭐 하려고?” “그건….” 아하! 쫙 핀 손을 주먹으로 친 실론디가 고개를 끄덕였다. 지나치게 과장된 행동이었다. “내가 맞춰 봐도 될까? 돈 벌어서 인생 역전하기? 정체불명의 병에 걸린 부모님 살리기? 아니면 과학자 되기인가?” “아서라. 그 셋 중 이룰...
사막별 Ⓒ1889 1 부츠가 눈 속으로 부드럽게 박혀들었다. 프뢰히의 날카로운 바람은 두꺼운 외투로도 막기 힘들었다.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긴 열차. 그것은 한참이 지나서야 꼬리를 보여주었다. 진은 불안한 듯 자리를 서성였다. 불친절한 승무원은 프뢰히의 바람을 지독히도 싫어했다. 그리고 이내 문이 열리고 큰 덩치의 승무원이 내린다. “유진행이요.”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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